이 핑게 저핑게 잘도 대면서 놀다가 오늘 엄니을 뵈려갔다
"엄마"
요양사가 따님이 오셨네요 하니 웬일인지 딸이 와서 하신다
오늘은 기억이 좋으시나부다 요양사가 침대을 올려서 앉혀드리고 나간다
"엄마 그 간 잘기세심니꺼"
"응"
들고간 간식거리을 풀어서 간이식탁위에 올려놓고
"엄마 요새 콩물에 우무 말아먹으면 맛날것 같아 가지고 왓심터"
"쑥 찹쌀 옹심이도 잇꼬예 빵도 이심더 "
우무에 콩물을 부어서 엄니께 드리며
"간이 어떠심니꺼 소금더 너까예'
"엄니는 고개을 꺼덕이신다
소금간을 더해 드리니 입에대고 얼마간 잡수시다 내려놓으시고
니 묵어라 하시며 가만히 숨을 내쉰다
이제 잡수시는것도 힘이 드시나 부다 손도 많이 떨고 계시지만
난 모른척 엄니께 수저을 들려드린다
"엄마 지는 집에서도 묵어심더 그라며 보드라번 빵 드리까예"
가스테라 봉지을 뜯어서 엄니손에 빵을 들러드리니 맛나게 잡수신다
간간이 콩물을 수저로 떠넣어 드리며 얘기을 하니 가끔씩 대답도 해주신다
이렇게라도 정신줄을 놓으시지 않으시면 좋으련만 ..............
나날이 쇠약해지셔서 이젠 대상포진도 앓으신다니 가슴은 무너져 내려도
엄마앞에선 어린아이가 되어서 조잘거린다
빵을 반 정도 잡수시곤 이것도 니 묵어라 하신다
늙은딸이 밥도 못먹고 다닐까 걱정이 되시나부다 부모사랑은 어디쯤이 끝일까
꿀에 잰 찹쌀 옹심이을 몇 개더 잡수시고 요구르트을 잡수시더니
이자 안 묵얼란다 하신다 절대로 과식은 안하시는게 엄마의특기시다
침대을 내려서 바르게 뉘어드리고 이불도 덮어드렸다
밖에선 덥다며 반팔티을 입는데 엄마는 내복을 입어시고도 이불을 덮어신다
뼈와가죽만 남은 앙상한 손을 잡으니 울컥 눈가가 흐러지려해 애쓰 감추고
엄니께 하직 인사을 드리고 얼른 돌아서 나왔다
"엄마 언제까지 계실껀가요 담에 올때까지 계셔야해요 "
병원문 밖에서 병실을 향해 가만해 소리쳐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