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시

그리운 등불 하 나

Rhqwl 2007. 3. 29. 18:54

                           




      그리운 등불하나 /* 이해인 *  







    내가슴 깊은 곳에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언제든지 내가 그립걸랑

    그 등불 향해 오십시오.



    오늘처럼 하늘빛 따라

    슬픔이 몰려오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기쁨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삶에 지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빈 의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가슴이 허전해

    함께 할 친구가 필요한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의

    좋은 친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대 내게 오실 땐

    푸르른 하늘 빛으로 오십시오.

    고운 향내 전하는 바람으로 오십시오.



    그리고, 그대 내게 오시기 전
    갈색 그리운 낙엽으로 먼저 오십시오.



    나 오늘도 그대 향한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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