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두 번 열리는 간송 미술관 계절 전람회을 보려 갔다
풍속화로 알고 갔는데 서화전이라 조금은 실망? 했지만
고 서화에서 풍기는 멋과 묵향에 가는 가을을 붙잡고 싶어진다
평일이라 관람객이 적어서 나 같은 노장파도 여유을 부리면서
찬찬히 살펴볼 시간이 있어서 좋았다
관람을 끝내고 나오며 미술관 주변에 지천으로 있는 꽃들과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들을 보며 노랫말처럼 아 가을 이 가을 하며
떠나는 가을이 아쉬워 신음소리을 내어본다
감나무에 말간 감이 조롱조롱 달려있는 모양도
아름답고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고목들도 아름답다
사람도 저렇게 곱게 늙어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년 오월을 기약하며 내려오다 최순우 생가도 둘려보았다
늘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관람객 한 분과 얘기을 나누다
뜻이 맞아서 함께 가보니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우리의 전통가옥이라 정겨움이 풍긴다
특히나 장독대가 눈길을 끈다
옹기떡시루 . 옹기술병. 약탕관 이며 잘 볼 수 없는 맷돌도 한 몫을 한다
댓돌위에 나란히 놓여진 타이야표 검정 고무신은 어린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반세기전 그 검정 고무신도 못신고 다니던 시절이
있어는데 이 즘 아이들은 메이커가 아니면 신지 않으니
세월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