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국동 노인센터에 봉사하는 날이다
불교청년회원들이 많이 참석해서
우리팀은 탁자닦기에 낙찰이 되었다
오늘은 메뉴는 육개장 국밥 과 금치
이 곳에 오시는 어르신들은
대개 7.80대 시라서 치아가 의치거나
아니면 없어신 분들이 대다수 이시다
오늘 따라 금치가 큼직하게 썰어져 나오니
어르신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신다
" 어르신 제가 김치 잘라드릴까요"
" 아이구 그래주면 고맙지"
" 잘게 잘게 쓸까요 "
" 그럼 그럼 내가 이빨이 한나또 엄서"
"예 어르신 잘게 해드리지요"
나는 가위로 김치조각으 잘게 잘라드리며
문득 친가 아버님 생각이 나서 그리움이
울컥 목젖을 적셨다
예전에는 치솔질을 잘 하시지 않으셔서
치아가 많이 상하셨는지 아버지는
오십대 후반에 의치를 하시고
아문 반찬을 잘 잡수시지 못하셧다
갈에 김장을 할 때면 아버지 김치을
따로이 담가놓고 엄마는
우리들에게 엄포?을 놓으신다
"이건 니아부지 김치다 손만 대바라 "
아버지 김치는 연한 줄기을 잘게잘게
쓸어서 갖은앙념에 버물러서 담아놓으신다
그 땐 먹지말라고 하면 왜 더 먹고싶은지
어머니가 출타 하시는날이면
아버지 김치을 몰래 퍼다가
상반밥에 된장만 넣고 비벼먹어면서
잠시후 혼날생각을 하면서도 꿀맛 그 자체다
어머니는 무엇이든 별미가 생기면
아버지 몫이라 이름지어놓고
우린 손도 못대가 한다
그럼 그게 또 얼마나 먹고싶은지 ............
요즘이야 아이들이 어른인 세상에서
상상도 안되겠지
어르신 한 분 한 분 김치을 잘라드리니
고마워 하시며 며느리 보담 낫다고 하신다
어느 어르신은 슬머시 닥아가 김치를 자르면
아이고 내 맘을 어찌 그리도 잘 알아주냐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뵈면
내 아버지을 만나듯 기쁘다
이런 작은 마음때문에 봉사날은
아주 바쁜일 아니면 꼭 참석하려고 한다
봉사를 마치고 도반들과 먹는 점심도
맛있고 도란도란 나누는 얘기도 재미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