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그림자

외동서 (1)

Rhqwl 2012. 2. 26. 13:34

 

기태씨 집은 삼대째  외아들로 내려오는  손이 귀한 집안인데 기태씨 대에선

결혼한지  사년이 되어도  소식이 없자 대소가 어르신들의걱정하시는 소리가

자자했다  집성촌이라   일문중이  오소도손 모여 살아서  대사때는 일손이

많아서 좋으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게   험이라면 험이다

기태씨 부인 감실댁은  몇 일후 있을 시아버지 기제일에 시누이들이

오면 시어른이 안계시는 집안에 맏 시누가 어른이라 이번엔 또 무슨

말을 할까  미리부터 걱정이 된다 제사날 시누이 .제종숙모.(칠촌아지매)

삼종동서(팔촌형)모두 모여서제수을 장만해서 저녁제사을 모시고 음복을

나누는 자리에서 맏 시누이가  입을 열었다  

"아제요 기태 나이도 있는데 이자는 더 지두리지 말고  일을  만들어 보이소

우리 아베가 기시면 여지꺼정 있서께심니꺼"

" 글시 우째야 하겠노  생각 좀  해바얄따 "

당숙는  젊은 질부 보기가 민망해  헛기침을 했다

감실댁은 슬며시 뒤문으로 나와  뒤란에 와서 숨을 죽이고  속울음을 운다

자식을 점지해주지 않는 삼신할미도 야속하고 같은 여자이면서  동생댁

마음을 살펴주지 않는 맏시누이도  야속하다  얼마나  있어쓸까

발자국 소리에 고개을 들어보니 남편이 앞에 와 섰다 

"임자  미안하네 내 맘 알지러  어른들 가시는데 퍼떡 인사나 하려 가세나 '

어느날  늦닷없이 시당숙이 친가로 내칠지 감실댁은 나날이 조마조마하다  

기태씨도 아내보기가  괜시리 민망하고 어색해 들판에서 서성대는 날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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